






예술가에게는 필연적으로 마음이 동하는 장소가 있다. 루이스 부르주아는 뉴욕 첼시의 오래된 타운하우스에서 자신의 기억과 상처를 꿰매듯 조각을 이어갔고, 르 코르뷔지에는 지중해의 카프마르탱에 지은 작은 오두막에서 생의 마지막까지 빛과 구조를 사유했다. 두 사람이 머문 장소는 창작의 원천과도 같았다.
오늘 소개하는 잉마르 베리만은 영화사에서 중요한 인물인 스웨덴의 거장으로, 대표작으로는 〈제7의 봉인〉(1957), 〈페르소나〉(1966) 등이 있다. 그는 생의 후반부를 포뢰섬에서 보내며 영화와 삶의 경계를 한 장면으로 엮었다.
베리만에게 포뢰섬은 단순한 촬영지나 휴식처가 아니었다. 황량한 석회암 해안과 바람에 깎인 라우카가 펼쳐지는 이곳은 그의 영화 속 인물들의 침잠과 침묵을 반사하는 풍경이었다. 2021년 개봉작 〈베르히만 아일랜드〉에서도 포뢰섬이 그의 영화 생태계가 조성된 장소로서 주요하게 등장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장소는 결국, 기억이며 사유이자 예술가가 남긴 하나의 세계가 된다.
Source The Ingmar Bergman Found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