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의 평온한 자연 속에 자리 잡은 노비 드부르의 성모 수도원(Abbey of Our Lady of Nový Dvůr)은 현대 건축의 거장 존 포슨(@johnpawson)이 설계한 21세기형 시토회 성소다.

설계는 18세기에 지어진 바로크 양식의 낡은 저택과 농업 시설을 복원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존 포슨은 기존의 ‘중정형’ 배치를 유지하며 과거의 유산을 서측 윙으로 통합하고, 나머지 붕괴된 구조물은 현대적인 감각의 건축물로 대체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성당은 장식을 극도로 배제한 채 오직 비례와 빛만으로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벽면을 따라 흐르는 자연광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내부의 질감을 변화시키며 침묵 속에 깊은 울림을 더한다.

100헥타르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는 성당과 생활 공간을 넘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2004년 본관 축성 이후에도 존 포슨은 방문객을 위한 숙소, 작업장, 그리고 소예배당 등을 단계적으로 추가하며 마스터플랜을 완성해 나갔다.

흥미로운 점은 이 수도원 건물이 시간이 흐르며 보여주는 변화다. 일부 건축 비평가들은 흰 벽면의 습기 관리나 마감재의 노후화 등 ‘늙어가는 미니멀리즘’에 대한 유지관리 이슈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이는 오히려 박제된 건축이 아닌 공동체가 거주하며 숨 쉬는 살아있는 공간임을 보여준다.


Source @johnpawson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