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에서 벽돌은 가장 보편적인 재료였지만, 김수근은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며 공간 구성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벽돌을 한 장씩 쌓아 올리는 적층 방식은 작은 단위를 반복하는 리듬을 만들고, 두꺼운 외관과 제한된 방향으로 열리는 틈을 형성하는 데 유리했다. 이 적층은 그의 건축에서 구조와 표면을 동시에 형성하는 요소로 쓰였다. 그는 벽돌을 단순한 외장재로 처리하기보다, 빛을 받아들이고 조절하며 공간의 분위기를 조율하는 재료로 다뤘다.

이러한 방식은 종교시설에서 특히 뚜렷하게 나타난다. 경동교회에서는 창을 거의 두지 않고 긴 계단을 따라 예배실에 이르는 동선을 만들고, 예배실 내부는 십자가 상부의 천창이 주요한 자연광이 되도록 설계했다. 불광동성당에서도 상부에서 내려오는 빛과 두꺼운 벽돌 외관을 통해 내부의 분위기를 조절하는 전략이 이어진다.

공간사옥 역시 외관은 벽돌의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면서 내부를 반층 단위로 세밀하게 나누어 실제보다 더 많은 층처럼 사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벽돌이라는 재료가 동선과 빛, 내향성을 조정하는 수단으로 기능했음을 보여주며, 재료와 공간 구성이 만나는 방식을 살펴볼 수 있는 하나의 흐름으로 남아 있다.


Source 김수근문화재단, TBS 〈空間사람〉,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