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에이샴플라(Eixample)’ 지구는 19세기 도시계획가 일데폰스 세르다가 설계한 체계적인 격자형 구조가 특징이다. 세르다는 햇빛과 통풍, 보건과 위생, 교통 효율을 모두 고려해 각 블록을 정사각형 형태로 설계했으며, 각 교차로에서는 모서리가 깎인 45도 챔퍼(cut-corner)가 특징이다. 이 설계는 높은 시야 확보와 원활한 회전을 가능하게 해 도시 이동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각 블록의 한 변 길이는 약 113.3미터로, 전체 면적은 약 1.24헥타르였다. 블록 중심부에는 최소 800㎡ 규모의 정원이나 공동 안뜰이 포함될 예정이었다. 이 구조 덕분에 대부분 주민이 자연 채광과 환기를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됐고, 기존의 낡고 좁은 도시 구조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려 했다.
세르다는 공중보건과 도시 위생에 중점을 둔 통계 연구를 바탕으로 도시 전체를 계획했다. 각 구역마다 시장, 학교, 병원 등 공공시설을 고르게 배치해 모든 계층의 주민들이 균등하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 설계 철학을 제시했다.
다만 실제 개발 과정에서는 토지 투기와 부동산 압력으로 원래 계획된 내부 정원 대부분이 건물로 채워졌고, 블록의 네 면이 모두 건축된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에이샴플라의 균일하고 정돈된 격자 구조는 오늘날까지 도시의 미관과 이동성, 안정성을 대표한다.
최근에는 이 구조를 기반으로 ‘슈퍼블록(superblocks)’ 전략이 도입되어,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블록 내부 공간을 보행자 중심의 공공장소로 재구성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Source @boludd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