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메노르카섬, 거친 암석 속에 숨겨진 〈카엔 테라(Ca’n Terra)〉. 건축가 안톤 가르시아 아브릴과 데보라 메사가 이끄는 앙상블 스튜디오(@anton_ensamble)의 실험적인 주거 프로젝트로, 과거 마레스 석재 채취장이자 군사 탄약고였던 1,000제곱미터의 거대한 공동을 집으로 탈바꿈시킨 공간이다.

보통의 집이 무언가를 쌓아 올리는 과정이라면, 이들은 반대로 비워진 공간을 ‘발견’하고 보완하는 ‘역발상’의 건축 방식을 택했다. 팀은 최첨단 3D 레이저 스캐닝 기술을 활용해 동굴의 복잡한 구조를 정밀하게 파악한 뒤, 가장 어두운 구석 세 곳에 정교한 천창을 뚫어 빛과 바람이 흐르는 길을 열었다.

여기에 태양광 패널과 물 탱크 같은 생활에 필수적인 시스템들을 동굴의 지형을 그대로 따르는 캐스트 슬래브(Cast slabs) 안에 녹여냄으로써, 자연과 인공의 경계가 허물어진 완벽한 오프 그리드(Off-grid) 하우스를 완성했다. 거친 암벽의 질감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미학을 더한 이곳은, 과거의 흔적 위에서 미래의 삶을 그리는 가장 시적이고도 대담한 주거 공간의 표본이 되어준다.


Source @iwanba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