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남부 폴리코로, 디오니소스 신전을 둘러싼 고고학 유적지에 낯설고도 또렷한 무언가가 우뚝 섰다. 벨기에 건축 듀오 Gijs Van Vaerenbergh가 설계한 〈Inverse Ruin〉은, 지상에 남은 기초부와 제단 주변의 유구를 배경으로 ‘뒤집힌 폐허’를 재해석해 제시하는 설치 작업물이다.
일반적으로 폐허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붕괴한다. 지붕의 소실, 구조의 파손, 그리고 시간이 오래된 기단만 남는 과정. 이 작품은 그 자연스러운 순서를 의도적으로 뒤집는다. 지붕과 상부 벽체, 기둥 일부를 철제 그리드 속에 띄워 올려, 관람자가 지붕 아래를 통과하며 폐허의 상부를 바라보는 낯선 시점을 제공한다. 발 아래에는 실제 유적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 설치는 ‘폐허’라는 이미지가 얼마나 인위적으로 구성된 것인지 묻는다. 자연적 소멸로만 이해되던 폐허가 사실은 종종 인간의 시선과 해석에 의해 만들어진 장면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Source @gijsvanvaerenbergh, @ilconte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