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다음 공간'이란 참으로 흥미롭다. 어느 곳에서는 여전한 편안함을 주기도, 또 다른 곳에서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 브랜드의 정체성이 어떤 방식으로 유지되는지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확장으로 보기엔 아쉽다. Next Room은 이런 경험으로부터, 실제로 어떤 맥락과 의도로 새로운 공간을 기획했는지 따라가는 인터뷰 시리즈다. 지난 6월, 새로운 서점을 연 오에프알 서울과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8년부터 라이프 스타일 편집숍 미라벨과 파리의 예술 서점 오에프알 파리의 분점인 오에프알 서울을 운영하는 박지수입니다.

오에프알 서울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파리에 살던 시절, 오에프알 파리 매장은 제가 자주 찾던 공간이었습니다. 그때 운영하던 온라인 편집 사이트 '미라벨'에서 오에프알의 굿즈나 책을 판매하기도 했죠. 귀국한 뒤 서점을 열어달라는 제안을 받으면서 오에프알 서울이 시작되었고, 단순히 파리를 흉내 내는 공간이 아닌 비슷한 감도를 지닌 장소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특히 오에프알 파리가 국내에도 이미 잘 알려진 만큼, 서울 매장이 어설프지 않게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했어요. 이 과정에서 오에프알 파리 대표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상품 진열 방식부터 공간의 배치, 인스타그램 포스팅까지 — 세부적인 것 하나하나 파리의 무드를 닮도록 많은 고민과 조율을 거쳤습니다.

최근 기존 공간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오에프알 북스토어가 새롭게 문을 열었어요. 기존 공간과 서점을 분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관리와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오에프알 서울과 편집숍 미라벨을 한 공간에서 함께 운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책을 중심으로 방문하는 분들보다 굿즈나 라이프 스타일 아이템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책의 진열이나 관리가 점점 소홀해졌고, 책 자체가 이미지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서점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죠. 물론 현실적으로는 서점만으로 공간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었기에, 두 가지 성격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방향을 꽤 오랫동안 고민했어요. 결국 책과 물건, 각각의 역할과 정체성을 분명히 보여주기 위해 공간을 분리해 운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에프알 북스토어는 어떤 공간인가요.

오에프알 북스토어는 책 중심의 경험에 집중하고자 만든 공간입니다. 한 공간에 모든 상품이 있는 것도 장점이지만, 책의 역할을 명확히 하려면 분리된 지금의 형태가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어요. 이전보다 더욱 책을 진지하게 알아보려 하고 존중해주시는 분들의 방문이 많아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번 서점은 국내 독자들의 접근 방식을 고려해 카테고리별로 정돈된 큐레이션을 시도하고, 책 상태를 고려한 개별 포장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파리 매장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자유분방하게 책이 쌓여 있고, 분류 역시 느슨한 편이에요. 그런 무질서함이 매장의 개성이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다소 낯설고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운영하며 실감했죠. 이런 점들을 반영해 새로운 오에프알 북스토어는 보다 체계적인 큐레이션과 독립적인 공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두 공간의 역할은 어떻게 구분되나요.

두 공간은 도보 1분 거리로 매우 가깝지만, 성격은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아직은 방문하시는 분들께 각 공간의 역할이 명확하게 각인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인식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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