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장 건축가 김중업(1922~1988)이 1986년 리모델링한 성북구 장위동의 붉은 벽돌집이 동시대 미술과 만나 새롭게 살아났다. 1970년대에 지어진 2층 단독주택을 김중업이 한국 전통 건축에 이국적 요소를 더해 다시 매만진 공간으로, 현재는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으로 운영 중이다. 2017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되며 그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한국과 서구의 건축 언어가 한 집 안에 공존한다는 점이다. 2층 거실에는 한옥에 주로 쓰이는 우물마루와 서까래 구조, 창호지를 바른 창문이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져 있고, 화장실은 유럽풍으로 설계됐다. 실내에는 벽난로가 자리하고, 계단실 곳곳에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눈길을 끈다.

성북구립미술관이 4월 17일 개막한 기획전 《이정윤: 노래하는 집》은 이 공간을 동시대 시각예술로 재해석한 프로젝트다. 작가의 최신 연작 《다정한 오너먼트》(2023~2026)가 중심축으로, 공기 조형물과 봉제 인형, 유리 조각 등 유연하고 불안정한 재료로 만든 작품들이 붉은 벽난로와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남은 내부 공간에 놓이며 건축이 생기를 띤다. 전시는 11월 21일까지 이어지며,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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