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가 쿠마 켄고는 오늘의 건축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그는 1990년 쿠마 켄고 앤드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했고, 현재 도쿄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의 건축은 거대한 형태를 앞세워 존재감을 과시하기보다, 자연과 사람, 재료의 관계를 다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그의 작업에서는 나무, 종이, 돌, 빛, 그림자 같은 요소가 마감재를 넘어 공간의 태도를 결정한다. 화려한 조형보다 촉감과 리듬, 주변 풍경과의 호흡이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
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린 대표작 가운데 하나는 일본 국립경기장이다. 겹겹의 처마와 목재 루버를 통해 일본 전통 건축의 처마 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사례로 소개되며, 환경과 공존하는 경기장이라는 방향성도 함께 제시됐다. 대형 공공건축임에도 차갑고 폐쇄적인 인상 대신, 주변과 이어지는 수평적 풍경을 만들려 했다.
도쿄 아사쿠사의 아사쿠사 문화관광센터는 층층이 쌓인 작은 집 같은 매스를 통해 전통적인 거리 풍경을 현대적으로 번역했다. 일본 하우스 상파울루는 70년 된 히노키와 와시를 활용한 따뜻한 파사드로 일본적 감성을 도시 한복판에 풀어냈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V&A 던디 역시 강변 절벽과 수면의 이미지를 건축적 레이어로 바꾸며, 장소의 맥락을 형태로 치환하는 그의 강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