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한 이라크 출신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의 별세 10년을 맞아, 그의 초기 작업 가운데 하나인 일본 삿포로의 문순(Moonsoon) 레스토랑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문순 레스토랑은 1989년부터 1990년 사이 완성된 상업 공간이다. 당시 일본은 버블 경제 시기로, 해외 건축가들이 고급 상업 공간과 레스토랑, 바 설계에 활발히 참여하던 시기였다.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 역시 이 흐름 속에서 일본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었고, 문순 레스토랑은 그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초기 작업 가운데 하나로 남았다.
이 공간의 핵심은 '불과 얼음'의 대비다. 문순 레스토랑은 하나의 레스토랑 안에 전혀 다른 두 개의 분위기를 나란히 배치했다. 1층은 차갑고 날카로운 얼음의 이미지로 구성된 식사 공간이고, 위층은 붉고 유동적인 불의 이미지를 담은 라운지 공간이다.
1층은 삿포로의 전통적인 얼음 건축과 겨울 풍경에서 착안해, 차가운 회색 계열과 유리, 금속 재료를 중심으로 공간을 만들었다. 테이블은 빙산의 파편처럼 날카롭게 쪼개진 형태로 재해석됐고, 바닥 일부는 떠 있는 빙산처럼 보이도록 높낮이를 달리해 구성됐다. 일반적인 레스토랑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강조하기보다, 차갑고 긴장감 있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공간을 설치 작업처럼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